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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질/감정 수업

감정 수업-멸시

by 안전기지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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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의 감정 수업 中

멸시- 사랑이라는 감정의 막다른 골목




멸시란 미움 때문에 어떤 사람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 - 스피노자,[에티카]에서

 

 

모든 감정은 나와 타자의 마주침에서 발생합니다. 돌과 마주치지 않는 한 호수가 일체의 동요나 파문도 일으키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까 특정 감정은 전적으로 나 때문에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오로지 내가 만난 타자 때문만에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특정 감정의 원인을 나 자신에게서 찾기보다는 외부 타자에게서 찾는 경향있습니다. 

 

마치 야간 산행을 할 때, 자신의 손에 랜턴을 쥐고 있는 걸 망각하고는 신기하게도 바깥이 환히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드디어 감정의 파문들이 본격적으로 호수 전체를 누비기 시작한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감정의 원인을 내가 만난 타인에게서 찾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의 감정에 뺘져 들었다면, 우리는 상대방에게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사랑의 감정을 일으킨 원인을 나 자신이 아니라 전적으로 상대에게 돌리니, 과대평가는 불가피한 일입니다. 

 

반대로 미움의 감정이 발생할때도 우리는 전적으로 상대방에게서만 그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히 상대방은 미움을 가져다 준 사람이라고 저주받게 될 처지에 놓입니다. 여기서 멸시라는 감정이 시작됩니다. 

 

멸시라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우리는 상대방이 관계를 끊어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미움의 관계를 단호히 청산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그는 멸시를 통해 상대방을 막다른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합니다. 

 

관계의 시작과 끝에서 자신은 어떤 책임도 없다는 듯이, 그러니까 상대방을 멸시하게 될 때, 우리는 관계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지 않으려는 비겁함을 드러내는 셈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나를 멸시한다면, 우리는 그가 모든 관계의 책임을 나에게 미루려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까 타인을 멸시 하는 사람은 비겁한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관계가 파탄나면, 그는 희생자 코스프레를 아낌없이 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 부당한 일을 당한 선량한 사람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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