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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질/감정 수업

감정 수업 - 조롱

by 안전기지 202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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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의 감정 수업 中

조롱 - 냉소와 연민 사이에서


 

조롱이란 우리가 경멸하는 것이 우리가 미워하는 사물 안에 있다고 생각할 때 발생하는 기쁨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평소에 일을 못 한다고 자신을 갈구는 직장 상사가 사장에게서 무능하다는 질책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우리는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혹은 똑똑한 척하는 얄미운 후배가 웬만한 사람도 하지 않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 때도 우리는 속으로 웃음을 참기도 합니다.

 

아니면 성인군자인 것처럼 군림하면서 밥맛 떨어지게 행동했던 어느 지식인이 치명적인 스캔들에 빠질 때, 우리의 마음은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흥분되기까지 합니다. 

 

이것이 바로 조롱이라는 감정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이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할 때, 우리는 잠시 기쁨의 감정에 빠져들게 됩니다. 

 

"잘난 척하더니, 꼴좋네. 너도 별 수 없는 인간이야." 그렇지만 우리는 이 기쁨을 속으로만 품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남의 불행에 기쁨을 표시하는 순간, 엄청난 불이익이 생길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이럴 때 능숙한 연극배우가 되는 것이 유리할 뿐만 아니라 내심 우리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테니 말입니다.

 

평소 미워하던 사람들 앞에서는 그들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라도 되는 것처럼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세요.

 

내심 조롱을 아끼지 않고 있던 내 앞에서 그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게 될 것입니다. 이럴 때 희열이 오게되죠.

 

이처럼 조롱이라는 감정에는 무엇인가 병적인 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를 업신여기는 사람과 함께 있으니 우리는 미움과 슬픔의 상태에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들에게 불행과 불운이 찾아든 것입니다. 바로 이럴 때 우리의 마음은 잠시 기쁨에 젖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기쁨이죠. 마치 오아시스 하나 없는 사막을 배회할 때 하늘에서 찔끔 떨어지는 한 방울의 비와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 방울의 비에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아예 사막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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