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번의 정신과 정신역학을 형성한 어린 시절의 원동력이라는 측면에서 보자. 이들은 유아기에 따뜻한 보살핌과 '진정한 본성'의 반향이 부족한 것을 자신이 근본적으로 같이 있고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비록 그 뿌리가 비 개념적이기는 하나 이런 추론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가 그 핵에서 분리될 수 없음을 영혼이 본래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근원인 '실재'가 받아들여지고 소중히 여겨지지 않으면, 우리는 이것을 자신이 귀중하지 않고, 사랑스럽지 않으며, 함께 있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신성한 사랑'에 무지한 9번은 자신이 어린 시절에 무조건적인 사랑, 보살핌, 관심을 그다지 받지 못했다고 인식하고 경험한다. 신체적 혹은 감정적으로 무시당했든 당하지 않았든, 모든 9번의 영혼에는 자신만을 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기억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이것은 사실상 가장 중요한 것, 즉 자신의 본질적인 바탕에 충분히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본성'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거의 보편적인 현상을 9번은 매우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
말로 표현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들은 '우리 부모가 진정한 내 모습인 나의 심원에 관심이 없는 걸 보니 나는 중요하지 않은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나는 원래부터 하찮은 사람인 게 분명해.'라는 결론에 이른다.
그 결과, 9번은 어린 시절의 양육자를 모방하여 의식을 '실재'에서 딴 데로 돌림으로써 자기 내면의 심원을 저버린다. '실재'에서 딴 데로 돌림으로써 자기 내면의 심원을 저버린다.
'실재'가 떠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지 무의식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갈 뿐이다. '실재'는 진정한 자신이기 때문에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서는 '실재'를 외면할 수 없다.
따라서 9번은 점차 자신에게 귀를 닫아버리고 세상도 그래 주길 바란다. 재미있게도 이 유형과 관련된 신체 부위가 귀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 내면의 소리만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에도 무관심하거나 놓치곤 한다.
9번의 '귀머거리 증상'의 뿌리는 앞에서 봤듯이 '본질'의 영역을 향해 맞춰진 주파수 상실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시당해도 좋고 잊히기 쉬운 존재라고 확신하면서 '본질'과 단절된 채 자기 자신도 망각해 간다.
자기 망각은 이 에니어그램 유형의 품질증명서라 할 수 있는데, 심원부터 성격의 가장 표층부까지, 즉 '본질'에서부터 일상적이고 단순한 직무에 이르기까지 망각 증상이 나타난다.
'본질과 멀어지게 하는 행동의 에니어그램'은 각 유형이 자신이라고 경하는 것과의 특징적 관계를 보여준다.
심원을 망각함으로써 '내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내 안에는 가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라는 잠재적 태도가 9번의 행동, 생각, 정서에 배어든다.
마침내 자신이 특하지 않으며 훌륭한 점이 하나도 없다고 느낀다. 내면은 무시되고 망각되며, 외부만이 주의를 쏟을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외부적인 표현과 경험이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씬 중요해 보이고, 내면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고 하찮게 여겨진다. 9번는 내면보다 외부를 향하게 된다. 내면의 자극보다 환경과 타인에게 필요한 것에 동조하고 반응한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낮다고 느껴지는 자신의 욕구는 타인의 욕구에 밀려난다. 9번의 자긍심은 곧 자신보다 타인에게 반응하고 봉사하는 것에 기반을 두게 된다.
그 과정에서 외부적인 표현과 활동에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하는 정신적인 기반이 사라진다. 그 결과, 삶의 바깥 껍질이 피상적으로 되고 활기를 잃는다.
우리의 정신적인 차원, 즉 우리의 본질적인 바탕과 단절되는 것은 성격과 동일화된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 말은 최소 인류의 99퍼센트가 그렇다는 뜻이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껍데기를 넘어선 삶을 산다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삶의 껍데기를 살면서 그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일은 이미 사회적으로 주어진다.
그러므로 문명인이 되는 데에는 다른 사람처럼 되는 과정, 즉 우리의 심원과 단절되는 과정도 포함된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잠에 빠지고 자기를 망각하는 , 이런 인간적응 또는 조정 과정이 에니어그램 9번 유형으로 예시화된다.
'진정한 본성'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우리에게 다시 반향되지 않았을 때, 본성을 외면하고 본성과의 관계를 모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해석을 덧붙인다.
이런 관념은 우리가 사고력을 갖기도 전에 형성되기 때문에 애초에 의식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개념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신과 맺는 관계 전체를 좌우하고 분위기를 결정한다.
그리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이후에 발달하는 더 많은 의식적인 신념과 태도가 이 비개념적인 '해석'에 뿌리를 둔다. 9번에게 자신의 가장 심원한 본성을 환경이 감 안아주지 않는 경험은, 자신이 대면할 가치가 없고, 원래부터 귀하지도 사랑스럽지도 않으며, 궁극적으로 잊기 쉬운 존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근원적으로 자신에게 뭔가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매우 고통스러운 이 결핍감은 자신에게 뭔가 빠져 있고, 뭔가 형성되고, 발달되지 않았으며, 뭔가 결함이 있고, 뭔가 태생적으로 비틀리고 잘못됐다는 느낌을 준다.
9번의 이런 자기 관념은 '진정한 본성'과 단절되고 남은 구멍 주위를 러싸고 있으며, 이것이 이들의 근원적인 결핍감을 형성한다.
각 에니어그램 유형마다 성격의 바탕이 되는 특징적인 결핍 상태가 있다. 그러나 모든 유형은 9번의 상태, 즉 자신이 뭔가 결여되었거나 잘못됐다는 근본적인 내면의 느낌의 변주이다.
모든 유형에게 이런 결핍감이 자기 이미지의 무의식적인 토대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경험을 형서한다. 9번은 마치 뭔가 기본적인 것이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했거나 혹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느낀다.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어떤 부분이 빠져 있고, 필요한 것 전부를 갖고 태어나지 못했으며, 결정적인 무언가가 부족하고, 발육을 방해받았으며, 기형이라고 생각하고 경험한다.
심지어 자기 영혼이 사산했거나 죽었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 깊고 고통스러운 결핍감은 '미달'의 느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기 이미지 너머에 있는 진정한 자신과의 결이 빠져 있다는 진실의 반영이 분명하다.
자기 이미지는 독립적로 떠오르지 않는다. 유아기부터 형성되며 몸에 뿌리를 두는 자기 관념은, 내면의 느낌을 바탕으로 생겨날 뿐만 아니라 피부 표면으로 환경과 접촉하면서 발달한다.
따라서 '내가 누구인가?' 하는 감각은 항상 '나 이외의 타인은 무엇인가?' 즉 우리 몸의 경계선 너머에 있는 것과 연계해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자기 이미지는 대상 이미지, 즉 '타인'에 대한 개념적인 그림과 대조되어 존재한다.
9번에게 타인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 즉 모든 부분이 완전하게 태어났고 본래부터 사랑스럽고 귀하게 타고난 것처럼 보인다. 타인과 비교해 9번은 격렬한 열등감을 가져서 자신이 그들보다 훌륭하지도, 완벽하지도, 가치 있지도 않다고 느낀다.
부모가 특별하고 재능 있어 보일 때나, 부모가 심하게 감정적이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아주 외향적일 때 이런 느낌은 커질 수 있다.
이런 부모와의 관계에서 9번은 병풍처럼 뒷전으로 밀려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이 그 부모의 주요한 특성이나 강한 성향은 아니었을 거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9번 특유의 민감함 때문에 이런 점을 포착하고 거기에 반응한 것일 뿐이다.
가족 내에 자기보다 더 주목받거나, 자기주장이 더 강하거나, 특별한 재능이나 문제가 있는 형제자매를 둔 상황도 흔한 변주 형태이다.
또 하나는 많은 사람들 속에 성장하는 경우이다. 식구가 많은 집에서 자라면 9번은 전부 한데 뒤섞인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가족 내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역할이나 의무뿐이고, 자신의 사적인 문제는 전부 사소하고 잊힌 듯이 보인다.
어떤 대상과 관련되 자기 관념이 일어났든, 이 초기 관계가 그 후 자기와 타인에 대한 모든 경험의 틀을 형성한다. 요약하자면, 9번은 자신이 남들보다 열등하며 하찮다고 느낀다.
그러면 9번은 자기는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 존재라는 인식과 타인뿐 아니라 자신의 의식 속에서도 한 번도 주목받거나 사랑받거나 소중하게 대접받지 못했다는 깊은 체념을 키운다.
이것은 몸에 밴 자기희생을 만들어낸다. 내면에서 자신이 가치 있고 귀중하다는 느낌을 일어 버렸기 때문에 9번은 자신이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며, 또 그럴 만한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체념한 자기 비하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는 일, 자기만의 사적인 공간을 차지하는 일, 타인의 시간을 뺏는 일, 사랑받고 싶으니 나를 보고 귀 기울여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이들에게는 너무나 어렵다.
또 자신을 제일 앞자리에 내세우는 행동이나 관심을 끌어모으는 일은 무엇이든 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뒷배경 속으로 녹아들어 집단 내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현실은 우리의 신념대로 되는 특이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9번이 자기 생각을 말하고 주장할 때면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할 거라는 9번의 가정이 사실상 확증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자기 주변에 '나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마세요. 나는 중요한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영역을 만드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이들은 타인에게 쉽게 간과되고 주목받지 못한다.
이것은 9번이 자신에 대해 가진 근본적인 가정을 반영하고 강화한다. 재밌게도 9번의 체형은 그와 반대로 당당하고 근육형이어서 크고 둥글며 튼튼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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