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 강신주의 감정 수업 中
연민- 타인에게 착각을 만들 수도 있는 치명적인 함정
연민이란 자신과 비슷하다고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한마디로 연민이라는 감정은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간단히 정의한 것처럼 "타인의 불행에서 생기는 슬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슬픔은 극복하고 기쁨은 회복하려고 합니다. "타인의 불행에서 생기는 슬픔"도 슬픔은 슬픔입니다.
사랑과 우정만큼 우리에게 소망 가득한 감정이 또 있을까요? 아무도 나의 내면과 감정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데, 특정한 누군가가 내게 관심을 기울이고 나와 함께 있으려고 합니다.
음식을 잘못 먹어서 배가 아플 때, 사랑니 때문에 격심한 치통을 겪을 때, 아니면 생리통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아니면 실연의 고통에 빠져 있을 때, 미래가 불안할 때, 부모님의 죽음에 홀로 눈물을 떨구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나의 고통을 함께하고 내게 웃음을 주려고 하고 내 눈물을 닦아 주려고 합니다.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일까요
물론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의 고통과 나의 눈물은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인과 친구가 고마운 이유는 그들이 나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불가능한 노력을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우리는 상대방이 내게 사랑이나 우정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사실 일까요?
애인과 친구의 가치를 알려면, 사실 내가 고통에 빠져 있을 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가장 행복할 때에 진짜 애인인지 가짜 애인인지 혹은 진짜 친구와 가짜 친구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그가 당신의 행복을 함께 행복해하고 당신의 불행을 함께 불행해하는 사람이어야만이 여러분은 자신에게 애인이나 친구가 있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당신이 불행을 위로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이 당신보다 행복하다는 사실에 뿌듯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혼했거나 실직했다고 한다면 결혼 생활이 평탄하지 않은 친구들 혹은 직장에 불평불만이 많은 친구들이 몰려들어 당신을 위로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그나마 자신에게는 가정과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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