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과의 마주침이 없다면 감정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타인를 만나서 삶이 충만해진다고 느낄 때의 감정이 기쁨이라면, 슬픔은 그와 반대로 타인을 만나서 삶의 충만함이 훼손된다고 느낄 때의 감정입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절대적인 기쁨이나 절대적인 슬픔 따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영원을 구가하는 신이 아니라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유한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모든 것은 상대적이거나 조건적일 수밖에 없는 법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의 감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치 않은 타인과의 관계가 지속되면 우리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지배됩니다. 이럴 때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조금만 더 잘해 주는 타인이 등장하면, 우리는 너무나 쉽게 기쁨의 감정에 빠져들게 됩니다.
당연히 우리는 내게 기쁨을 안겨 준 그 타인과 함께 있으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타인보다 더 많은 기쁨을 주는 타인이 또 나타날 가능성은 언제든 있는 법입니다.
그러니 새로운 타인이 기쁨의 대상이 되는 만큼, 과거 기쁨을 주었던 타인은 자연스럽게 슬픔의 대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슬픔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슬픔을 주는 타인일지라도, 나에게 더 심한 슬픔을 주는 또 다른 타인이 등장하는 순간, 과거의 타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쁨의 대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의주의에 빠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기쁨을 주는 대상이면 그것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슬픔을 주는 대상이라면 단연코 그것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그것으로부터 떠나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여기서 '변덕'이나 '변심'을 이야기 하는 사회적 평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쿨'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선택의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아니라면, 우리는 결코 자기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없으니까요.
그냥 지금 내 앞에 있는 타인이 기쁨을 주는지, 그렇지 않는지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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