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와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의 강점 수업 中
야심-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약점
야심이란, 모든 감정을 키우며 강화하는 욕망이다. 그러므로 이 정서는 거의 정복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어떤 욕망에 묶여 있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야심에 동시에 묶이기 때문이다. 키케로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고상한 사람들도 명예욕에 지배된다. 특히 철학자들까지도 명예를 경멸해야 한다고 쓴 책에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다." - 스피노자, [에티카]에서

야심은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특정 다수들로부터 시기와 관심, 그리고 찬양과 찬탄을 받으려고 합니다. 나를 찬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를 찬양하기만 하면, 우리는 쓰레기와 같은 사람도 보석으로 둔갑시킬 수 있으니까요.
학창 시절을 한번 돌아볼까요. 다음과 같은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입니다.
첫 강의를 듣자마자 우리는 직관으로 교수의 강의가 보잘것없다는 것, 심지어는 강의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리포트를 제출하고 중간고사를 보았는데 교수가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가정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교수가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나를제대로 인정해 준 사람이니만큼 훌륭한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논리가 심리적으로 작동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야심이 강한 사람은 너무나 취약한 영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칭찬해 주면 사족을 못 쓰는 아기와도 같습니다. 그러니까 강해 보여도 야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나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입니다.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고 하고, 당연히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자각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전쟁이라고 할 때, 지피지기를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삶이나마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까요.
직급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야심은 더 커져만 갑니다. 그러면 진짜 위기가 다가오는 것입니다. 더 위험한 것은 야심이 커질수록 너무나 다양한 감정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감정들이 모조리 고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야심은 아카시아나무와도 같습니다. 너무나 생명력이 강하고 뿌리가 깊어서 주변의 다른 나무들을 모조리 파괴하는 아카시아나무 말입니다.
그렇지만 아카시아 꽃향기는 어찌나 매혹적인지!
야심은, 적절히 통제해야만 합니다. 그럴 떄에만 우리의 마음속에 다른 수많은 감정들도 자기 결을 따라 제대로 자라날 수 있고,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더 행복에 다가갈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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