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아이의 행동보다 그 행동 뒤의 마음을 볼 수 있을까요?”
아이가 방문을 쾅 닫습니다.
부모는 생각합니다.
“버릇이 없어.”
숙제를 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지?”
동생에게 화를 냅니다.
“또 괴롭히네.”
물론 행동에는 필요한 한계와 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만 보면 놓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방문을 닫은 아이는 창피했을 수도 있고,
숙제를 미루는 아이는 실패가 두려웠을 수도 있으며,
동생에게 화를 낸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빼앗겼다고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공감은 아이의 행동을 모두 허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동을 지도하면서도 그 행동을 만들어낸 마음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능력에 더 가깝습니다.
아래 문항은 부모가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하는지 돌아보기 위한 자가체크입니다.
※ 공식적인 공감능력 검사나 표준화된 심리검사가 아닙니다.
체크 방법
최근 3개월 동안 아이와의 관계에서 나타난 자신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정도를 체크해주세요.
0점 = 거의 아니다
1점 = 가끔 그렇다
2점 = 자주 그렇다
3점 = 거의 항상 그렇다
“좋은 부모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실제 자신의 반응을 기준으로 체크해보세요.
① 아이의 감정 알아차리기
1. 아이의 표정이나 말투가 평소와 다르면 마음 상태가 어떤지 궁금해진다.
□ 0 □ 1 □ 2 □ 3
2. 아이가 화를 낼 때 화 이외의 감정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0 □ 1 □ 2 □ 3
3. 아이가 말하지 않아도 힘들어 보일 때 먼저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 0 □ 1 □ 2 □ 3
4. 아이의 행동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0 □ 1 □ 2 □ 3
5. 아이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해도 무엇을 느끼는지 이해해보려고 한다.
□ 0 □ 1 □ 2 □ 3
① 점수 ______ / 15
② 아이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6. 내가 보기에는 사소한 일이라도 아이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0 □ 1 □ 2 □ 3
7. 아이가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 0 □ 1 □ 2 □ 3
8.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기 전에 아이 입장에서 상황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 0 □ 1 □ 2 □ 3
9. 내가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아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어볼 수 있다.
□ 0 □ 1 □ 2 □ 3
10. 아이의 연령과 발달수준을 고려하여 행동을 이해하려고 한다.
□ 0 □ 1 □ 2 □ 3
② 점수 ______ / 15
③ 감정을 들어주는 능력
11. 아이가 속상한 이야기를 할 때 말을 끊지 않고 들어줄 수 있다.
□ 0 □ 1 □ 2 □ 3
12. 아이가 힘들다고 말할 때 바로 해결책부터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
□ 0 □ 1 □ 2 □ 3
13. “그 정도 가지고 왜 그래?”처럼 감정을 축소하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 0 □ 1 □ 2 □ 3
14.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내더라도 감정을 빨리 없애려고만 하지는 않는다.
□ 0 □ 1 □ 2 □ 3
15. 아이가 충분히 이야기한 뒤 필요한 해결방법을 함께 생각하려고 한다.
□ 0 □ 1 □ 2 □ 3
③ 점수 ______ / 15
④ 감정과 행동을 구분하기
16. 아이가 화나는 것은 허용하면서도 공격적인 행동에는 한계를 둘 수 있다.
□ 0 □ 1 □ 2 □ 3
17.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요구를 모두 들어주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 0 □ 1 □ 2 □ 3
18. 잘못된 행동을 지도하면서도 아이 자체를 나쁜 아이로 평가하지 않으려고 한다.
□ 0 □ 1 □ 2 □ 3
19. 아이가 속상해한다고 해서 필요한 규칙을 바로 바꾸지는 않는다.
□ 0 □ 1 □ 2 □ 3
20. “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행동은 안 돼”라고 말할 수 있다.
□ 0 □ 1 □ 2 □ 3
④ 점수 ______ / 15
⑤ 부모 자신의 감정 조절
21. 아이가 화를 내도 나까지 즉시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려고 한다.
□ 0 □ 1 □ 2 □ 3
22. 아이의 말이 나를 자극할 때 바로 반응하기 전에 잠깐 멈출 수 있다.
□ 0 □ 1 □ 2 □ 3
23. 내가 지치거나 화가 난 상태에서는 아이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음을 알고 있다.
□ 0 □ 1 □ 2 □ 3
24. 아이와 갈등한 뒤 내 반응에도 문제가 있었는지 돌아볼 수 있다.
□ 0 □ 1 □ 2 □ 3
25. 내가 잘못했을 때 아이에게 인정하거나 사과할 수 있다.
□ 0 □ 1 □ 2 □ 3
⑤ 점수 ______ / 15
⑥ 마음을 단정하지 않는 능력
이 영역은 부모의 정신화(Mentalizing)와도 관련된 중요한 부분입니다.
26.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내가 완전히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0 □ 1 □ 2 □ 3
27. “쟤는 일부러 저러는 거야”라고 바로 단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 0 □ 1 □ 2 □ 3
28. 내가 추측한 아이의 마음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 0 □ 1 □ 2 □ 3
29.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이유를 묻거나 관찰해보려고 한다.
□ 0 □ 1 □ 2 □ 3
30. 아이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계속 알아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0 □ 1 □ 2 □ 3
⑥ 점수 ______ / 15
점수를 살펴보세요
이번 체크리스트는 총점 하나로
“공감능력이 높다/낮다”
를 판단하기 위한 검사가 아닙니다.
여섯 영역의 점수를 각각 살펴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을 보기 쉬우며, 어떤 상황에서 어려워지는지 확인해보세요.
각 영역은 일반적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공감적 자원이 비교적 잘 나타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각 영역별
0~5점 | 조금 더 살펴보기
해당 영역에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반응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비교적 자주 있을 수 있음.
6~10점 | 상황에 따라 달라짐
평소에는 가능하지만 부모의 스트레스나 특정한 아이 행동 앞에서 어려워지는지 살펴볼 수 있음.
11~15점 | 비교적 안정적
해당 영역의 공감적 태도와 능력이 일상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음.
※ 이 점수는 임상적 평가기준이 아닙니다.
점수의 ‘모양’을 살펴보세요
감정 알아차리기 ↑ + 감정 들어주기 ↓
아이의 마음은 잘 알아차리지만 그것을 오래 듣고 기다려주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표정을 보자마자
“무슨 일 있구나.”
라고 알아차립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 곧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되잖아.”
라고 해결책을 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공감의 핵심은 해결보다 조금 더 오래 머무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 관점 이해 ↑ + 감정·행동 구분 ↓
아이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해서 오히려 필요한 한계를 두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속상하다는데 오늘만 게임 더 하게 해줄까?”
“친구 때문에 힘들다는데 학교 하루 쉬게 해줄까?”
공감은 허용과 다릅니다.
“속상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 그래도 해야 할 것은 해야 해.”
라는 두 가지 메시지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공감능력 ↑ + 부모 감정조절 ↓
평소에는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만 부모 자신이 자극받는 특정 상황에서는 공감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무시하는 듯한 말투를 쓸 때,
거짓말할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공부하지 않을 때처럼 부모에게 특별히 민감한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감능력을 이해할 때는
“나는 공감적인 사람인가?”
보다
“나는 어떤 순간에 공감할 수 없게 되는가?”
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단정하지 않는 능력 ↓
아이의 행동에 매우 빠르게 의미를 붙일 수 있습니다.
“나를 무시하는 거야.”
“게을러서 그래.”
“관심받으려고 저러는 거야.”
하지만 행동은 같아도 마음은 다를 수 있습니다.
숙제를 하지 않는 아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실패가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대답하지 않는 아이가 부모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혼날까 봐 얼어붙었을 수도 있습니다.
공감은 ‘아이 마음을 맞히는 능력’이 아닙니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아맞혀야 공감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는 속상한 것 같은데, 맞아?”
라고 물어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화에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면서도
“나는 네 마음을 완전히 알 수 없다.”
는 태도를 중요하게 봅니다.
이것을 때로 ‘모른다는 자세(not-knowing stance)’라고 표현합니다.
아이의 행동 뒤에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이가 소리를 지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분노입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서운함,
두려움,
창피함,
질투,
억울함,
실패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행동만 보면
“왜 저렇게 행동하지?”
가 됩니다.
마음을 함께 보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 행동이 필요했을까?”
그렇다고 모든 행동에 이유를 찾아 정당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동생을 때렸습니다.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생에게 엄마를 빼앗긴 것 같아서 화가 났구나.”
그러나 동시에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때리는 것은 안 돼.”
이것이 공감과 경계가 함께 있는 양육입니다.
공감은 훈육의 반대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고 다른 방법을 찾도록 돕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감보다 먼저 부모의 조절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부모가 이미 화가 90까지 올라와 있는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억지로 공감하려 하기보다 먼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가 너무 화가 났구나.”
잠깐 멈추고,
목소리를 낮추고,
필요하다면 잠시 대화를 중단합니다.
부모의 정서조절은 공감능력과 별개의 능력이 아니라 공감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부모 자신의 어린 시절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울 때 유난히 불편한 부모가 있습니다.
어릴 때
“울지 마.”
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반박하면 참을 수 없는 부모가 있습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는 부모에게 의견을 말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때때로 부모 자신의 오래된 경험을 건드립니다.
그래서 아이를 이해하는 과정은 어느 순간 부모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공감적인 부모도 아이의 마음을 놓칩니다.
항상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피곤하면 놓치고,
급하면 지나치며,
부모 자신의 감정 때문에 잘못 해석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놓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놓친 뒤
“아까 엄마가 네 말을 너무 빨리 판단한 것 같아.”
“다시 이야기해줄래?”
라고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공감보다 오해 이후의 회복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볼 수 있습니다.
“무슨 마음인지 내가 한번 들어봐도 될까?”
“엄마 생각에는 속상한 것 같은데, 내가 맞게 이해했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네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그 행동은 허용할 수 없어.”
“지금은 말하기 싫으면 나중에 이야기해도 돼.”
“엄마가 잘못 이해한 것 같아. 다시 말해줄래?”
이런 말은 아이에게
“내 마음은 누군가에게 생각될 수 있는 것이구나.”
라는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아이의 행동을 얼마나 빨리 판단하는가?”
“아이의 행동 뒤에 있는 감정을 궁금해하는가?”
“나는 아이의 말을 듣는가, 아니면 대답할 준비를 하면서 듣는가?”
“아이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질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나는 공감과 허용을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의 어떤 행동 앞에서 나는 공감능력을 잃는가?”
“그 행동은 나에게 어떤 감정을 일으키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아이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계속 궁금해할 수 있는가?”
마음 한마디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을 모두 알아맞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아이가 아무리 어리더라도 부모가 완전히 알 수 없는 자기만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감은
“엄마는 네 마음을 다 알아.”
보다
“엄마가 이해해보고 싶은데, 네 마음이 어떤지 알려줄래?”
에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완벽하게 읽어주는 부모가 아니라
마음을 궁금해하고,
잘못 이해했을 때 수정하고,
감정을 받아주면서도 필요한 경계를 세울 수 있는 부모일 수 있습니다.
그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도 자신의 마음을 궁금해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지금 왜 이렇게 화가 났지?”
“내가 진짜 속상했던 것은 무엇이었지?”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주는 경험은 결국 아이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를 위한 한 줄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채 그 마음을 계속 궁금해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 본 체크리스트는 공감, 정서적 반응성, 관점수용(perspective taking), 부모의 정서조절 및 부모 정신화(parental mentalizing)의 일반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심리교육 목적으로 구성한 비표준화 부모 자가점검 자료입니다. 공식적인 공감능력검사나 부모 정신화 척도를 대신하지 않으며, 제시된 점수 구간은 임상적 평가기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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